맑은 새미
2017. 6. 2. 18:18
접시꽃과 무당벌레
프랑스 사람들은 무당벌레를 '하느님이 주신 좋은 생물'이라 했다. 독일에서는 '성모마리아 딱정벌레'라 불렀다. 중세 유럽에서는 포도 농사를 짓던 농사꾼들이 진딧물 때문에 농사를 망치게 된 적이 있다. 그때 신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기도했더니 기적처럼 딱정벌레들이 나타나 진딧물을 모두 잡아먹었다. 사람들은 기뻐하면서 딱정벌레를 향해 '동정녀 마리아'라고 외쳤단다. 인도에서는 무당벌레가 행운을 가져다준다며 성스럽게 여긴다. 무당벌레가 됫박벌레, 점벌레, 천도충, 성모마리아딱정벌레처럼 다양한 이름을 갖게 된 것도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는 증거 아닐까?
무당벌레의 붉은 딱지날개는 굿판에 나와 춤추는 무당의 옷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왜 무당벌레는 눈에 잘 뜨이는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걸까? 빨간 옷은 천적들에게 쉽게 발각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데도 그처럼 화려한 빛깔을 뽐내고 있으니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무당벌레는 오히려 천적의 눈에 뜨이길 원한다. 붉은 옷은 천적들에게 두려움과 경계심을 유발하여 접근을 꺼리게 만든다. 천적들은 무당벌레를 제일 먼저 발견하지만 다가설 생각은 결코 하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