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꽃창포는 노란색 꽃이 피는 꽃창포(붓꽃) 종류(Iris spp.)다. 적자색 또는 진한 자색 꽃이 피는 자생종 꽃창포(Iris ensata var. spontanea)나 붓꽃(Iris sanguinea)과 달리 선명한 황색 꽃이 인상적이다. 1994년대 이후, 우리나라 중남부지방 농촌 개울이나 도랑 근처, 웅덩이와 같은 늘 물이 머물러 있는 땅에서 심심찮게 관찰된다. 노랑꽃창포는 유럽과 중동지방이 원산인 신귀화식물(Neophyten)이다.
최근 습지공원 조성 유행(?)을 타고 관상용으로 수입되었던 것이 야생으로 퍼져서 탈출외래-귀화식물(Ergarsio-phygophyten)3)로 분류된다. 동해안 월송정 해안사구 뒤편에 자연적으로 발달한 배후습지(背後濕地)에 일부러 조성한 공원이 있는데, 거기에 식재되었던 노랑꽃창포 개체들이 탈출해 그 인근에 남아 있던 자투리 잔존 자연습지로 퍼져 사는 것이 목격된다.
야생에서 정착해 완전한 생명환을 성취하는 여러해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습지생태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정황이다. 가까운 미래에 노랑꽃창포는 저지대 습지에서 완전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저지대 습지에 자생하는 고유종 애기부들, 부들, 매자기, 갈대, 꽃창포 따위는 그 만큼 살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
한두해살이보다는 여러해살이 귀화식물이 지역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들을 이용할 때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귀화식물은 훼손된 생태계의 상처를 메워주고 치유해주는 좋은 면도 있지만,4) 잘 보존된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하천 물길구간의 물이 흐르는 공간에는 본래 꽃창포 종류는 살지 않는다. 그런데 인공 보(洑)때문에 더러운 구정물이 고인 청체수역이 넓어지면, 노랑꽃창포의 분산 기회는 많아진다.
노랑꽃창포는 중부유럽의 냉온대 정수역 습지에서 갈대군목(Phragmitetalia)이라는 식물사회의 표징종5)이다. 우리나라에서 꽃창포가 잘 보존된 산지 습지나 비교적 한랭한 지역의 습지에서 주요 구성요소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게 꽃창포는 흔하지도 드물지도 않다. 그런데 산간습지나 중간습원(中間濕原)을 복원한다고 꽃창포를 대신해서 노랑꽃창포를 심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복원이 아닌 반생태적 파괴다.
(한국식물생태보감 1, 2013. 12. 30., 김종원)
광석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