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에 자주 들린다.
여느 절집과는 달리 비구스님들이 수핼하는 사찰이다.
경내를 둘러보고 난후에는 불이문 안의 스님들의 거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지난 해 늦가을 운문사에 들렀을 때는 운좋게 불이문을 지나 비밀의 성채(?)안을 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은행나무를 비롯해서 여러장의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든 때에 맞춰 불의문을 열어주었기에 얻은 행운이었다.
유마가 보살들에게 “불이법문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니 문수보살이 대답하기를 “모든 것을 말하려 해도 말할 수 없고, 알려 해도 알 수 없으므로 모든 물음과 답변을 초월하는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길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제는 문수보살이 유마에게 불이법문을 물었다. 그러나 유마는 묵묵히 말이 없었다. 문수보살은 그러한 유마를 칭찬하며 “문자와 말까지도 있지 아니한 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길”이라 하였다고 한다. 석가모니불은 열반에 들기 전 “나는 40여 년간 단 한마디도 설하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불이와 통하는 맥락이다.
‘불이’는 진리 그 자체를 달리 표현한 말로,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한다. 일체에 두루 평등한 불교의 진리가 이 불이문을 통하여 재조명되며, 이 문을 통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佛國土)가 전개됨을 의미한다.
또한, 불이의 경지에 도달해야만 불(佛)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여기를 지나면 금당(金堂)이 바로 보일 수 있는 자리에 세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문을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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