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던날
연못에는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꽃잎에 맺혔던 빗방울이 잔잔한 수면에 떨어져 파문을 만들고 그게 운좋게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문득, 루이제 린저(Luise Rinser. 독일)의 자전적 소설 파문(유리반지: Die Gl sernen Ringe)이 뇌리를 스친다.
아버지의 전사로 시작된 수도원생활.
그기에서 알게된 남자를 통해 비깥세계를 동경하고 이성에 눈을 뜨는 주인공.
그것을 제어하는 테레제를 죽게 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던 그녀.
수도원 샘을 찾아 돌을 던져 파문을 일으키지만 샘은 상처입지 않음을 깨닫고 통곡한다.
수도원 샘의 파문을 통해 생애를 이끄는 것은 괴로움과 분노에 찬 격정이 아닌 맑고 냉철한 정신이며, 성장은 잃으면서 얻는 과정임을 깨닫는다.
그런 성장의 아픔을 통해 작가의 높은 정신세계가 형성되지 않았을까?
파문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고, 더우기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