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 미학(photograph esthetics) (330)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람개비 살랑바람에도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있다. 그 바람에 꿈적도 않는 바람개비도 있다. 매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가 있다. 웬만한 일에는 꿈적도 않는 이도 있다. 흔들리니 갈대다. 살랑바람에도 갈대는 흔들린다. 바람은 흔들기 위해 갈대곁으로 다가간다. 다가선 바람에 호응하여 갈대는 유연한 춤사위로 바람을 위로한다. 강하면 부러진다. 일상에서 누구가와의 사소한 다름이 있는건 너무 당연하다. 다름이 없다면 어디 그게 사람인가! 사람이기에 나름의 생각이 있고 그에 따른 다름 언행이 표출된다. 그 다름이 갈등을 만든다. 갈등을 삭이고 조정할 줄 아는 것이 다툼을 줄이는 힘이다. 그 사람의 품격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느끼는 내적 갈등을 그대로 표출하면서 상대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모두가 제가 최고라는 자만심이 상대의 다름을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 상처받고 상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보임으로써 다툼은 커진다. 살랑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는 건 갈대가 바람에 지는 것이 아닌 받아들임.. 비내리는 날 주남지 보리 내 어릴 적 보리는 무척 질리는 대상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생 시절 가정실습을 하고 학교를 쉬면서 보리타작에 참여해야 했다. 보릿대를 나르고 쌓고 ... 자잔한 일을 도왔다. 땀으로 범벅이 된 온몸에 보리의 수염이 부셔진 까시래기가 온몸에 붙어 따끔거렸다. 수확이 끝난 논에서 이삭줍기도 했다. 지금 보라밥은 별미로 건강식으로 찾아먹기도 하지만 그시절은 쌀이 거이 섞이지 않은 꽁보리밥으로 입안에서 모래알처럼 겉돌았다. 봄이면 양식이 떨어져 끼니를 때우기 어려워 채 여물지 않은 보리를 수확해 끼니를 이었었다. 그것이 보릿고개다. 5-6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우리들에게 보리는 그런 대상이었다. 요즘 농촌은 보리밭을 찾기 어렵다. 식량으로서의 역할 미약하고 수지가 맞지않는다고 재배하지 않는 것이다. 청보리밭은.. 바람불어 좋은 날 마가렛이 만개한 사월 마지막날 강변엔 봄바람이 휘몰아친다. 마가렛은 바람에 휘청인다. 바람불어 좋은 날이다. 겨울나무 호수에 내린 가을 기다림 작고 앙증맞은 흰고무신 축담위에 가지런히 놓여 누굴 기리는걸까? 빗속에 꽃사진을 찍고 출구를 나서는 필자를 불러세우고 '사진 많이 찍으셨어요? 이것도 한번 찍어보라'며 흰고무신을 섬돌 위에 올려 놓는다. 이쁜 여인의 따뜻한 마음씨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보타닉뮤지엄 이전 1 ··· 3 4 5 6 7 8 9 ··· 42 다음